닥터앙쥬 전문가 Q&A

Mom·Dad 건강검진 받았더니
‘치밀유방’이래요

건강검진에서 처음 유방 촬영을 하면 치밀유방 소견을 듣는 경우가 흔하다. 초음파검사도 받아보라는데, ‘비용을 들여서까지 검사를 받아야 하나’ 고민되기 마련. 동양 여성에게 흔하다는 치밀유방, 유방암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젊은 여성 대부분이 유선조직 많은 치밀유방

 유방의 구조는 크게 유선조직과 지방조직으로 나뉜다. 찐빵에서 팥소 부분을 유선조직, 빵 부분을 지방조직으로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유선조직의 내부에는 대표적으로 모유를 만들어내는 작은 방인 유선엽과 모유가 흘러나오는 유관이 있다. 또 중간중간 지방이 섞여있는데, 그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커서 지방이 적을수록 밀도가 높다고 표현한다. 유선조직의 밀도에 따라 4등급으로 나뉘며 1단계는 유선조직 비율이 25% 미만인 경우, 2단계는 50% 미만, 50~75%이면 3단계, 75% 이상이면 4단계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유방 X-선 촬영으로 밀도를 판단하는데 50~75%에 해당한 3단계부터, 즉 유선조직과 지방의 비율이 1:1 이상일 때부터 치밀유방이라 부른다.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동양인 중에는 치밀유방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암검진사업 자료를 바탕으로 치밀유방에 대해 조사한 2019년 논문에 따르면 40~69세 여성 중 54.4%, 40~49세 중에는 56.7%가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전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통계자료는 아직 없지만, 전문가들은 만 40세 이전 여성의 대부분이 치밀유방으로 아닌 경우를 찾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흔히 만 40세가 되어 국가 건강검진으로 처음 유방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 촬영 경험이 없다면 만져봤을 때 안쪽이 멍울이 있는 것처럼 단단한 경우를 치밀유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치밀유방은 유전적 경향이 높아 엄마가 치밀유방인 경우 딸도 치밀유방일 가능성이 크다. 또 체형이 마르고 유방이 작을수록 유선조직의 양이 다른 사람과 비슷하더라도 그 밀도가 높아지므로 치밀유방일 확률이 높다. 

밀도 높을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도 증가

 치밀유방은 질환이 아니지만 유방암 조기진단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유방 X-선 촬영은 3차원 구조의 유방을 평면으로 압축한 다음 방사선을 투과해 내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유선조직의 밀도가 높으면 방사선의 투과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유선조직이 많은 경우 사진에 하얗게 나오기 때문에 종양이 있어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종양이 아주 크게 자라기 전까지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 촬영 후 초음파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방 초음파검사는 유선조직 내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숨어 있는 종양을 모두 찾을 수 있으며 방사선을 쓰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 물론 가장 정확한 검사 방법은 MRI지만, 비용 대비 효율이 매우 떨어져 암을 진단받은 상황이거나 유방에 액체 실리콘 등의 이물질을 주입한 경우에만 시행한다.
치밀유방인 경우 지방조직이 많은 유방에 비해 암 발병률이 높은 것도 위험 요소다. 동양 여성의 유방 밀도와 암 발생률을 연구한 많은 논문에서 대부분 밀도가 높을수록 발생률도 높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한 연구에서는 밀도가 25% 증가할 때마다 암 발생 위험이 일반 평균 대비 1.7배가량 증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1~2년마다 정기검진 필수

 우리나라 여성암 중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방암은 조기진단하면 치료 후 생존율이 높아지지만, 뒤늦게 발견할 경우 현저히 떨어진다. 또 치밀유방인 경우 유방암 자가진단이 의미 없는 경우가 많다. 유선조직의 밀도가 높아 유선조직이 만져지는 건지, 암 위험이 있는 멍울이 만져지는 건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 따라서 치밀유방이라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방암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률이 점차 증가해 50대에 가장 높다가 서서히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유방에 이상이 없는 30, 40대 여성은 2년 주기로 검진을 받되 치밀유방이라면 X-선 촬영과 함께 초음파검사를 받기를 권한다. 50대라면 유방 밀도에 따라 1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만약 검진 중 종양이 발견됐다면 연령에 상관없이 1년마다 X-선 촬영과 초음파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유방 초음파의 경우 상황에 따라 비용에 차이가 있지만 통상 10만 원 내외다.
또 치밀유방은 여성호르몬 변화에 자극을 받아 통증이 생기거나 종양이 만들어지기 쉬우므로 평소 스트레스나 과로가 쌓이지 않게 하고 불규칙한 생활습관, 비만 등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유선조직 밀도 높으면 모유 잘 생길까?

지방보다 유선조직이 많으면 모유수유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모유가 잘 생길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유방이 크고 밀도가 아주 높지 않다면 모유 생성이 수월해 수유가 잘될 수 있지만, 유방이 작고 유선조직 밀도만 높다면 꽉 뭉쳐 있는 상태로 수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모유는 유선조직 내부의 유선엽이라는 방이 확장되면서 생성되어 유관을 따라 유두로 흘러나온다. 하지만 유방이 작고 밀도만 높다면 유선엽이 확장되기 어려우며, 유관이 눌리거나 꼬여 있는 경우가 많아 모유도 잘 생성되지 않고 유관에 정체도 잘 일어난다.

Adviser
정홍규 외과 전문의이자 외과 유방질환분과 전문의로 유방 질환, 갑상샘 질환, 복강경수술이 전문분야입니다. 대한외과학회, 한국유방암학회,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정회원이자 유방암생존자연구회와 한국유전성유방암연구회 회원입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1년 앙쥬 3월호
진행 강지수(프리랜서)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김현철 도움말 정홍규(세란병원 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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