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왼발 오른발 구분 없이 신발 신는데 괜찮은가요?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아이의 신발을 보면 좌우가 종종 바뀌어 있다. 아무리 왼쪽과 오른쪽을 알려줘도 늘 신발을 바꿔 신는 아이, 왜 그럴까?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

 

좌우 구분, 좌뇌와 우뇌의 협응이 필요하다

유아기에 왼쪽과 오른쪽을 구별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방향감각 중에서도 위아래는 쉽게 구별하지만 왼쪽과 오른쪽은 반복해서 알려줘도 헷갈리곤 한다. 위아래는 좌뇌와 우뇌의 연결 없이도 구별할 수 있는 데 비해 왼쪽과 오른쪽은 좌뇌와 우뇌의 협응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 능력이 위아래보다 나중에 발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언제쯤 왼쪽, 오른쪽을 구분할 수 있을까? 먼저 공간지각력의 발달 단계부터 살펴보자. 방향감각은 공간지각력 중 ‘장소 파악’ 능력에 속한다. 즉 대상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으로, 이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길을 잘 찾고 자라서 운전이나 레이싱과 관련된 게임 등을 잘할 가능성이 높다. 조각이나 설치미술 쪽으로도 소질을 보일 수 있다.
아이는 신체가 발달하면서 주변을 능동적으로 탐색해나가고 차츰 자신을 둘러싼 생활공간을 하나둘 이해하게 된다. 생후 6개월 무렵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자기 손이 미치는 범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신체운동 능력이 발달하면서 이 범위는 점차 확장된다.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사물의 크기를 비교하는 능력이 싹트기 시작한다. 지능검사 연구로 유명한 비네(Binet)의 실험에서 선의 길이를 비교하는 테스트를 한 결과, 만 2~4세 아이들은 두 선의 길이가 20분의 1이라도 다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원의 크기를 비교하는 테스트에서는 실험에 참여한 만 2세 아이의 절반 이상이 크기를 정확히 파악했고, 만 3세 아이는 대부분 정확한 판단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5세 지나야 왼쪽·오른쪽 구별

왼쪽과 오른쪽 구분에 필수인 좌뇌와 우뇌의 연결이 강화되는 시기는 생후 25~36개월 무렵이다. 하지만 36개월이 되었다고 바로 구별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공간지각력이 발달해서 공간적 차이를 파악한다 해도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하는 인지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좌우 개념이 생기고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할 수 있는 시기는 만 5세 이후로 본다. 이 연령 이전에 신발이나 장갑을 바꿔 착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유치원에 다니면 스스로 신발을 신어야 하므로 방향을 바꿔 신지 않도록 지도할 필요는 있다. 만 5세 이전에는 왼쪽과 오른쪽을 설명하기보다 신발의 모양으로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 좌우가 바뀐 상태에서 신발을 모았을 때 가운데가 많이 벌어진다는 것을 직접 보여 주는 것이다. 맘카페 등의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스티커 붙이는 방법을 활용해도 좋다. 동그란 스티커를 반으로 잘라 양쪽 깔창에 하나씩 붙인 다음 스티커가 동그란 모양이 되게 신발을 놓으라고 알려준다. 좌우 인지력이 발달하는 만 5세부터는 밥 먹는 손을 기준으로 왼손과 오른손을 알려주고, 대화하거나 지시할 때 왼쪽과 오른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좌우를 구분하는 훈련을 하면 공간지각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공간지각력 높이는 생활 속 놀이

만 5세가 지났는데도 좌우를 혼동한다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지각력, 특히 시각집중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어 생기는 것일 수 있다. 또 지속적으로 좌우를 구분하지 못하면 난독증이 생길 수도 있다. 난독증에는 청각적 난독증과 시각적 난독증이 있는데, 글자의 좌우나 형태 인식이 떨어져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적 난독증은 좌뇌와 우뇌의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b’와 ‘d’, ‘ㄹ’과 ‘5’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공간지각력은 유전에 의한 영향이 50%로 나머지 50%는 환경, 즉 부모의 자극에 따라 발달할 수 있다. 블록을 쌓으며 읽기와 수학에 필요한 능력을 키울 수 있고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접하며 조화와 선택, 결정을 배우게 된다. 또 도형 맞추기를 통해 여러 도형을 분류하고 선택하면서 각각의 크기와 그 연관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
긴 도구를 이용하면 두뇌에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다. 가령, 탁자 위에 아이 손이 닿지 않도록 장난감을 올려두고 그 옆에 긴 막대기를 하나 놓으면, 아이는 두 사물의 관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되는 대로 건드려보지만 차츰 어디를 어떻게 건드려야 장난감이 움직이는지 이해하게 된다.

아이는 신발 바꿔 신어도 불편하지 않다?!

아이들의 신발 바꿔 신는 행동이 꼭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발 안쪽과 바깥쪽 길이 차이가 크지 않고, 발바닥 아치가 낮아 평발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발바닥 아치가 덜 발달되고 발바닥의 불균형이 적어 다른 쪽 신발을 신어도 불편감이 크지 않아 이런 행동을 자주 하는 것이며, 바꿔 신는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Adviser
김영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4~7세 두뇌 습관의 힘>, <적기 두뇌> 등의 저서를 통해 영유아발달과 건강관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1년 앙쥬 2월호
진행 강지수(프리랜서)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김영훈(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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