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Mom&Dad 여성의 감기로 불리는 질염

질에 염증이 생겼다고 하면 덜컥 겁이 나지만, 사실 질염은 여성의 7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해 ‘여성의 감기’로 불리곤 한다. 산부인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잘 먹고, 잘 쉬고, 잘 씻으면 금방 나을 수 있다.

질 분비물이 많으면 질염 의심?

단순히 질 분비물량이 늘었다고 해서 질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상적인 분비물은 투명하거나 흰색을 띠며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배란 이후에는 양이 약간 증가한다. 생리 중이나 직후에 분비물에서 다소 피 냄새가 나는 것은 정상이다. 하지만 외음부가 붓고 가렵거나 심한 악취가 나는 경우, 분비물의 색깔이 노랗거나 녹색을 띠는 경우, 비지처 럼 뭉친다면 질염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질염은 종류별로 증상과 원인, 치료법이 다르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원인도 증상도 다른 질염 삼총사

칸디다 질염 ▶ 많은 여성이 경험
여성의 75%가 평생 동안 한 번, 45% 이상은 두 번 이상 경험한다. 우유 찌꺼기 같은 분비물이 생기고 외음부가 가려운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간혹 성교통이나 배뇨통을 동 반하기도 한다. 칸디다는 곰팡이기 때문에 덥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꽉 조이는 속옷을 입거나 축축한 상태로 방치하는 게 원인이 될 수 있다. 호르몬 변화가 많은 임신 부,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 면역력이 낮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단발성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질정이나 연고를 처방받는다. 1년에 4회 이상 생기면 재발성 칸디 다 질염으로 진단하는데, 이때는 진균 증식을 억제하고자 항진균제를 복용하는 치료를 6개월 정도 한다.

세균성 질염 ▶ 질 내 산성도가 떨어지며 발생
미국의 가임기 여성의 30%가 경험하며 질 내를 산성으로 유지하는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이 소멸돼 발생한다. 심한 스트레스와 피로, 과도한 질 세정, 질 내 pH 상승, 비위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누렇거나 회색을 띠는 분비물에서 비린내 같은 악취가 나는 것이 특징으로 항생제를 7일 정도 복용하면 나을 수 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 ▶ 성관계로 감염
거품과 악취가 나는 희거나 누런 분비물과 함께 외음부가 붓고 가려울 때도 있다. 국소적인 질정이나 연고로는 치료되지 않아 약을 복용해야 한다. 대부분 성관계에 의해 감 염되며, 한 번의 성관계만으로도 70% 확률로 상대방에게 전염된다. 약물치료로 쉽게 나을 수 있지만 재감염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반드시 배우자와 함께 치료받고 둘 다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성관계를 금한다. 

과도한 질 세척은 오히려 독

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질이 스스로 정화하도록 자연스럽게 두는 것이다. 질은 스스로 점액을 분비하며 청결을 유지한다. 생리혈이나 정액을 따로 닦아내지 않아도 저절로 제거된다. 탕목욕이나 샤워를 하면서 따뜻한 물과 순한 비누로 가볍게 외음부를 씻는 것만으로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흔히 여성청결제로 불리는 질 세정 제는 질 안쪽이 아니라 외음부를 씻는 것이다. 질 내부를 닦아내면 산성도 균형이 깨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한 살균 성분이 첨가된 제품은 피한다. 질염의 원인균을 없애지 못하며 오히려 정상균총인 유산균을 더 많이 죽여 반복적으로 질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살균 성분 은 없고 질의 산도를 pH 4 이하로 유지해주는 제품을 물에 희석하거나 원액을 일주일에 1~2회 정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Tip. 질 유산균은 효과가 있을까?
질 유산균에 대한 연구 결과는 제한적이며, 세균성 질염 예방을 위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프로바이오틱스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유 산균 프로바이오틱스가 질 내 정상균총을 회복시키고 세균성 질염 재발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다.
재발하는 경우 질 유산균을 2주에서 6개월 동안 복용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강력하게 의학적으로 권고할 수는 없지만, 세균성 질염이 반복된다면 일반의약품으로 쉽게 구입 가능한 질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질염 예방하는 생활습관

질염은 단기간의 약물치료로 금방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걸리지 않으려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꽉 조이는 속옷을 입으면 외음부와 질 입구에 곰팡이가 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헐렁한 바지나 통 넓은 치마를 입고, 면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 게 좋다. 면역이 떨어지지 않게 평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쓴다. 또한 향료 성분이 포함된 탐폰, 생리대, 파우더, 스프레이 등은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한다.

Adviser
장진범 연세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를 거쳐 현재 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여성 배뇨장애 및 요실금, 자궁 및 난소 종양, 산전관리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1년 앙쥬 11월호
에디터 위현아(프리랜서) 도움말 장진범(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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