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동생과의 첫 만남에 대처하는 자세

동생을 따라 젖병을 입에 물고 ‘응애응애’ 소리 내며 우는 아이, 이것이 말로만 듣던 퇴행 행동일까? 도대체 어떤 마음이길래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동생이 생긴 아이의 심리는 어떠할까? 큰아이의 불안한 마음 어루만지기, 그리고 동생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동생 본 아이가 느끼는 좌절감

심리학자 아들러는 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이들은 ‘폐위된 왕’과 같은 심정을 갖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독차지했던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동생에게 쏠릴 때 느끼는 좌절감과 질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서 혼자서 밥 잘 먹던 아이가 엄마에게 떠먹여달라고 하고, 동생의 보행기에 올라타거나 젖병을 입에 물곤 한다. 원 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아기처럼 바닥에 벌러덩 누워 팔다리를 휘저으며 울고, 갑자기 아무 데서나 변을 보는 식의 퇴행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행동은 동생으로 향한 부모의 관심을 자기 쪽으로 돌리기위한 ‘아기 짓’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자신도 돌봄을 받고 싶다는 뜻을 담은 중요한 신호다.

첫째 마음 어루만지는 따뜻한 말과 행동

“네가 가장 소중해”
큰애에게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너는 늘 엄마 아빠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야. 다만 동생은 아직 아기라서 도움이 더 필요할 뿐이야”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하는 것. “너희 둘 똑같이 사랑해”보다는 ‘이 세상에 너라는 존재는 하나뿐이고, 너를 대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기다리느라 힘들었지?”
함께 놀 상대가 없어 심심해하는 첫째에게 흔히 부모들은 동생이 곧 함께 놀아줄 거라는 희망 고문을 한다. 하지만 한참 뒤의 얘기를 하기보다 둘째를 재운 다음 놀아줄 수 있다고 말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인정하고 격려해준다.

“엄마(아빠)랑 둘이서만 데이트하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큰애와 단둘만의 놀이 시간을 보낸다. 언제, 얼마만큼 놀지 미리 정한 다음 그때만큼은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존 중해준다.

 

역효과 부르는 부모의 말과 행동

이러한 방법으로 부모가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면 첫째의 심리적 허기와 욕구는 충족될 수 있다. 퇴행 행동은 점차 줄어들며, 동생을 이해하고 부모와 긍정적인 상 호작용을 하는 예전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의할 것이 있다. 동생의 기저귀를 가져오게하는 등 육아에 참여시키는 것은 부모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좋지만, 지나치게 형(오빠)이나 언니(누나) 역할을 강요해선 안 된다. 둘째가 태어나면 대부분의 부모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첫째에게 맏이 역할을 기대한다. 그래서 “형(오빠)아 되더니 혼자 양치질도 잘하네” “언니(누나)라서 양보도 참 잘한다”라고 칭찬하곤 하는데, 이런 말은 ‘언니(누나)는 이래야 해’ ‘형(오빠)은 저래야 해’라 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맏이 역할을 요구받는 아이는 억울한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큰애가 떼쓰고 고집 피우는 것에 화내거나 강요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관심이 자신에게 돌아왔다고 느껴 더욱더 부정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 일일이 반응하기 보다 무시하고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임신 시기부터 동생 맞이 함께 준비하기

임신 중_ 동생으로 인한 첫째의 문제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산 준비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라도 엄마의 몸이 변화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태동 듣기, 태명 함께 정하기, 태교 여행가기, 출산용품 준비하기 등에 참여시키면 자연스럽게 동생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동생이 있으면 어떤 점이 좋은지도 설명하고, 동생 본 아이의 심리를 다룬 그림책을 보여주거나 자신을 임신했을 때 엄마 아빠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알려주는 것도 좋다. 첫째의 성장앨범 을 보여주며 갓난아이일 때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엄마 아빠가 얼마나 기뻐했는지도 얘기해주자.

출산 무렵_ 출산이 가까워지면 태어날 동생의 모습과 생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줄 필요가 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같이 놀 수는 없고 상당 기간 동안 계속 먹고 잠자고 자주 울 것이라는 실질적인 정보를 알려준다. 또 며칠 동안 병원에 있다 오는지, 그동안 누구와 지내게 되는지 알리되 엄마의 걱정스러운 마음이 아이 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출산을 앞두고 흔히 “아기 낳으러 간 동안 할머니랑 잘 있을 수 있지?” 하며 재차 확인하는데, 이러한 불안감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딱 3일만 병원에 있으면 다시 집으로 올 수 있어. 아빠랑 엄마 보러 병원에 꼭 와야 해. 동생이랑 기다리고 있을게” 하며 담담하게 말을 전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
이러한 준비에도 동생을 거부한다면 왜 그러는지 이유를 들어보고 충분히 공감한 후 동생을 받아들일 시간을 준다. 동생을 기대하며 기뻐하던 아이도 엄마가 출산 할 시기가 다가오면 불안 증상과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동생을 만나는 일은 특별한 경험이지만 첫째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업이자 견뎌야 하는 스 트레스다. 처음 겪는 일이니 불안하고 당황스럽고 질투를 넘어 화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때 부모가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아이의 불안이 가중 되고 고착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

Adviser
민서정 숙명여대 아동심리치료 박사로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심리학과 겸임 교수, 일신매화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1년 앙쥬 5월호
에디터 곽은지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도움말 민서정(마인드포유 심리발달연구소 소장) 의상 협찬 땅콩(smartstore.naver.com/peanut) 소품 협찬 영실업(www.youngtoys.com) 모델 허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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