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머리 자르기 싫어,
나는 라푼젤이 될 거야!

한여름에도 치렁치렁 긴 머리를 유지하고 앞머리가 눈을 찌르는데도 미용실만은 절대 안 가겠다며 버티는 아이. 미용실 갈 때마다 아이와의 실랑이에 지친다면 머리 자르기 싫어하는 아이의 심리를 살펴보자.

 

머리 자르기 싫어하는 아이의 속마음

미용실 갈 시기가 지나 앞머리가 눈을 찌르는데도 절대 안 자르겠다며 고집 피우는 아이들이 꽤 있다. 미용실 자체에 공포감을 느끼는 아이도 있고, 공주님들은 다 찰랑찰랑 긴 머리를 지녔다며 거부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대개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불안 때문이다. 만 0~3세의 아이들은 감각적으로 상황을 이해해 머리카락이 길면 덥다거나 눈을 가려 불편하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에 잘라야 한다는 걸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 가위가 피부에 닿을 때의 차가운 감촉, 목에 두른 망토가 조여오는 느낌, 전동 가위 소리 등 당장 눈에 보이고 피부에 닿는 것에는 즉각적인 위협을 느낀다. 유아기는 감각자극을 하나둘 접하며 안정적으로 자극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발달시켜 나가는 시기로, 민감한 아이들은 이를 더 큰 강도로 받아들여 미용실 가기를 꺼리는 것이다.
공주님처럼 머리가 길어지기 위해 자르지 않는 거라면 이는 사회가 만든 미의 기준, 친구들의 영향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미용실 거부하는 아이, 그 이유는?

몸이 다칠 것 같아요
유아기에는 조금만 다치거나 아파도 반창고나 연고를 찾고 엄마 아빠가 자신을 보살펴주길 바란다. 이 시기에는 다치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두려운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아기의 특징을 빗대어 ‘반창고 시기(band-aid phase)’라고 부르는데, 머리카락을 신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해 자르면 몸이 손상된다고 여긴다.

가위가 무서워요
미용실 특유의 약품 냄새, 전동 가위 소리, 수많은 기계와 바닥에 널브러진 머리카락들…. 아이들은 이러한 미용실 풍경이 낯설고 무서울 수 있다. 특히 예민한 아이는 감각 정보가 즉각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에 더욱 겁낸다. 머리를 자를 때는 여러 감각 정보가 아이를 자극한다. 귀 옆을 스치는 가위질, 목을 조이는 망토 등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머리 감을 때의 자세에서도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미용실에서 억지로 머리카락을 자르며 두려움을 느낀 경험이 있다면 거부감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긴 머리가 예쁘다고요
연구에 따르면 2세 무렵의 아이도 피부색, 머리카락, 눈동자 색 등으로 인종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미에 대한 기준은 이렇게 차이를 인식한 후 가족이나 사회적인 가치 기준에 영향을 받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공주 캐릭터가 머리가 길면 아이는 긴 머리, 치마, 드레스 등을 미의 기준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이는 아이 나름의 미적 기준이므로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예쁘다” “잘 생겼다” 등 외모에 대해 언급하거나 특정 기준을 강요하는 것도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머리카락이 안 자라면 어떡해요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면 다시 자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아직 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예측하기 힘든 연령이라 아무리 머리카락이 자란다고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 아빠의 예전 사진을 보여주면서 머리가 짧더라도 나중에 다시 자란다는 걸 알려주거나 미용실 경험담을 이야기해준다. 한 사람이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한 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용실과 친해지려면?

미용실 놀이하기
손님과 미용사 역할을 번갈아 하며 미용실 놀이를 즐겨보자. 엄마 아빠가 손님 역할을 할 때는 “빨리 잘라줄 수 있나요?” “예쁘게 잘라줄 수 있나요?”처럼 약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인 후 “조금만 잘라주세요”라며 의사를 전달한다. 아이가 인형의 머리카락을 직접 잘라보게 하는 것도 좋다. 머리를 묶거나 롤 말기, 음료 마시기, 좋아하는 책 보기 등을 해보며 미용실이 머리만 자르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비난과 강요는 삼가기
미용실에 가려 할 때마다 갈등이 잦아지면 미용실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를 비난하거나 윽박지르는 말은 삼간다. 아이의 거부가 너무 심하다면 강행하지 말고 조금 기다려준다.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면 잘라야 해. 그런데 네가 너무 싫어하니까 다음으로 미루자. 좀 더 큰 다음 잘라도 되거든”이라고 하며 미용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후 공감해준다. 미용실에 다녀와서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친구가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용실 가기 전, 피해야 하는 말말말!

“미용실 안 가면 장난감 안 사줄 거야!”
아이의 두려움을 더욱 증폭시키는 말로 “머리 자른 후 키즈카페에서 오래오래 놀자”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머리카락을 손으로 움켜쥐며) 오늘 이만큼 자를 거야!”
머리 자르는 것을 마치 피할 수 없는 과제처럼 여기게 만들므로 주의한다.

“머리 자를 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미용실 가는 것을 어렵고 불편하게 만드는 말로 아이의 심적 부담을 높일 수 있다.

Adviser
손석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현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등을 집필하고 강연과 언론매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글 김이경
놀이로 아이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아동심리상담사. 놀이가 아이와 부모를 잇는 다리가 되어줄 거라 믿으며 상담실에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으로 <앙쥬>, <베스트베이비> 등 여러 매체에 육아칼럼 기고 중이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12월호
에디터 류신애 전미희(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소품 협찬 해즈브로코리아(www.hasb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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