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우리 아이 미어캣 모드 발동!

낯선 장소에 가거나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마치 사막의 미어캣처럼 잔뜩 긴장해 분위기를 살피는 아이. 평소와 다르게 말을 하지 않거나 음식을 잘 먹지 않는 등 낯을 가리며 경계심을 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독 낯가리는 아이

집에서는 재잘재잘 수다도 잘 떨고 재롱도 잘 부리는 아이가 낯선 장소에 가거나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면 입을 꾹 다물고 주변만 살핀다. 낯가림은 나와 타인을 구분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생후 4~6개월부터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 생후 7개월 이후부터는 낯선 사람의 존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생후 12개월에는 불안 반응이 더욱 심해져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엄마 아빠에 매달리거나 안아달라고 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낯가림은 만 2세가 되면 어느 정도 사라지지만 아이의 성향에 따라 유아기 내내 지속될 수 있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쭈뼛대거나 타인을 만나면 침묵하고 경계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며, 심한 경우 낯선 사람에게 공포감을 느껴 회피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남 앞에서는 말하기, 읽기, 글쓰기, 식사 등에 어려움을 느끼고, 손이 떨리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등 자율신경계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을 정신의학적으로 ‘사회불안장애’로 진단하는데, 대부분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완화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지나치게 낯을 가리고 발달단계가 지났는데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나타난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부모에게는 아이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이 또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과민하게 대응하기보다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미어캣 모드 발동! 그 원인은?

기질적인 예민함
기질적으로 예민하거나 까다로운 아이는 환경이 바뀌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면 쉽게 불안감을 느낀다. 부모의 성격이 아이에게 그대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부모가 내성적이거나 낯가림이 심하면 아이도 비슷한 성향을 보일 수 있다. 유전적인 영향뿐 아니라 양육 환경도 아이의 낯가림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엄마 아빠가 낯을 가리는 모습을 자주 보거나 타인과의 교류가 적으면 아이 역시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불안정한 애착 형성
부모, 특히 주양육자인 엄마와의 애착이 건강하지 못하면 아이는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하기 쉽다. 엄마와의 애착이 안정적일수록 아이도 낯선 사람을 만날 때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처음 애착을 형성하는 영유아기에 아이의 신호에 반응을 잘 보이며, 다정하고 세심하게 보살피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아이는 엄마 아빠와 쌓은 애착을 기반으로 새로운 환경을 탐색해나가는 주체성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한 사건의 경험
과거의 경험이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더듬는 등의 행동을 보였는데 상대방이 “너는 왜 말을 제대로 못 하니?”라고 지적했다면 아이는 그 순간 커다란 수치심을 느낀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두려워질 수 있다. 이 밖에도 어렸을 때 양육자가 자주 바뀌거나 환경이 변하는 등의 경험도 낯가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낯가리는 아이 대처법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기
상대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을수록 낯설고 두렵기 마련이다. “오늘은 ○○을 만나러 갈 거야” “이따가 저녁에 ○○이 놀러 오기로 했어”와 같이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곳에 가는지 미리 알려준다면 아이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외출 시 친근한 물건 준비하기
낯선 환경에서는 평소 친숙한 사람이나 물건이 아이에게 큰 의지가 된다. 아이가 잘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인형, 책 등을 준비해 간다. 낯선 상황에서 적응하라고 강요하기보다 장난감이나 인형 등을 갖고 놀게 하면서 안정감을 주자.

억지로 긴장을 풀어주려 하지 말기
환경이 편안해야 닫혀 있던 아이 마음도 열린다. 아이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지켜 본다. 이때 아이를 비난하거나 강요하는 말을 하지 말 것. “어서 인사 해야지” “왜 그렇게 목소리가 작니?” 등과 같은 말은 아이의 불안감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비난의 말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다면 새로운 환경에 대해 더욱 겁먹게 된다. 엄마 아빠가 먼저 아이의 낯가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아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적응해나갈 것이다. 만약 아이가 낯가림으로 인해 자꾸 매달린다면 이때는 충분히 받아준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안심시킨 후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평소 상대를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 보여주기
평소 타인과 교류가 적고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부모일수록 아이 또한 낯가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사회적인 활동을 보고 배울 기회와 경험치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또래와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고 밖에서 낯선 사람을 마주쳤을 때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가령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을 만났을 때 아이에게 “인사해야지” 하며 강요하기보다 먼저 밝게 인사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될 것이다.

Adviser
손석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현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등을 집필하고 강연과 언론매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11월호
진행 강지수(프리랜서) 전미희(프리랜서) 포토그래퍼 김현철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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