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Mom·Dad 일어날 때 머리가 핑~ 왜 그런가요?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 일어설 때 갑자기 머리가 ‘띵~’ 하며 세상이 아득해지면서 어지러운 느낌이 든 적이 있다면 기립저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실신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하는 기립저혈압의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자세 변화로 인한 어지럼증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누워 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서면 하체에 혈액이 몰리면서 심장이나 뇌에 혈액이 부족해져 순간적으로 혈압이 떨어진다. 이때 우리 몸은 다리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을 상체 쪽으로 빠르게 공급시키는데, 이 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몇 초에서 몇 분간 나타나다 사라지기 때문에 그냥 넘기기 쉽지만, 자주 반복된다면 기립저혈압 진단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기립저혈압은 이름 그대로 자세 변화 즉, 일어날 때 일시적인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야가 흐릿해지거나 구역감이 느껴지고 전신에 힘이 빠지는 듯한 증상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일시적인 의식 소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낙상, 골절, 외상 등을 겪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빈혈과는 다른 기립저혈압

흔히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빈혈을 의심하곤 하지만 빈혈은 현 기증 외에도 지속적인 피곤함, 창백한 피부색, 호흡곤란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기립저혈압은 일어났을 때 ‘일시적’으로 현기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가만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데 어지럼증이나 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난다면 이로 인한 증상으로는 보기 어려우니 참고할 것. 또 기립저혈압일 때 나타나는 시야 이상은 일시적이므로 계속 시야가 흐릿하다면 눈과 뇌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기립성빈맥 증후군도 몸을 일으킬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는데, 주로 10~20대의 젊은 여성에게서 발생하며 우울증, 압박감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탈수, 기저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

기립저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주로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데, 약물이나 빈혈, 다이어트, 임신 등으로 인해 생긴다. 갑상샘호르몬·부신 기능 이상, 당뇨병 등 의 내분비질환이나 파킨슨병, 다계통위축증, 루이소체치매, 아밀로이드증, 원발자율신경부전 등의 신경계 질환, 그리고 심장질환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혈압약이나 이뇨제, 전립샘비대증 치료약도 원인이 된다. 노인에게 주로 발생하지만,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임신한 여성에게서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탈수가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무더운 여름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더운 환경에서 일하거나 야외활동으로 땀을 많이 흘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기립저혈압의 위험이 커진다. 고혈당, 위장관 출혈, 심한 구토, 장염으로 인한 탈수도 이를 유발할 수 있다. 과한 음주 후에도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2015년 미국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립저혈압의 전체 유병률은 6~35% 정도로 알려져 있고,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나이에 탈수나 약물 같은 명확한 원인이 없다면 다른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원인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

기립저혈압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수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누워서 안정을 취했을 때 잰 혈압과 일어선 후 연속적으로 측정한 혈압을 비교하는데, 일어선 지 3분 이내에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완기혈압이 10mmHg 이상 감소하면 기립저혈압으로 진단한다. 진단되면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을 찾기 위해 흉부 X-선 촬영, 혈액·심전도·자율신경계 기능 검사 등을 시행한다.
발병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는 원인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원칙. 탈수 때문이라면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고, 약물 때문이라면 복용하는 약을 중단하거나 변경한다. 하지만 심장·내분비·신경계 질환 때문이라면 기저질환이 나을 때까지는 치료가 어려우며, 만성질환의 경우 완치되기는 어렵다. 다만 약물로 증상을 완화해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미도드린, 플루드로코르티손, 드록시도파 같은 약이 효과적인데 수면 중 심한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복용해야 한다.

생활습관 변화로 예방

기립저혈압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평소 충분한 물을 마시고 사우나나 반신욕, 족욕 등 땀이 흠뻑 나는 활동은 자제한다. 특히 무더운 날 야외활동은 피한다. 어쩔 수 없다면 중간중간 수분 보충에 신경 쓰고 활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 일어날 때는 몸을 천천히 움직여야 하며, 적당한 양의 음식을 천천히 먹고 과음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다리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예방에 도움이 되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압박 스타킹이나 복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잘때 머리를 약간 높여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Adviser
허덕현 신경과 전문의로 현재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임상조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말초신경병증, 근육병증, 탈수초성 질환, 두통, 이상운동 질환 등이 전문 진료 분야입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10월호
진행 강지수(프리랜서)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허덕현(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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