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대변에 대한 생각은 어른과는 조금 다르다. 특히 만 2세 이후에는 대변에 대한 소유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똥이 변기에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고, 굉음과 함께 똥이 물속으로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신체 일부가 변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괴로워하는 아이도 있다. 이렇듯 아이들은 소유하기를 좋아하는 반면 ‘주는 것’도 비교적 잘한다. 비록 다시 빼앗아 가기는 해도 선물을 주고 싶어 하며 주는 것에 만족을 느낀다. 이러한 이중적인 감정은 변을 가리게 하는 좋은 자극이 되지만, 동시에 똥을 누지 않으려 하거나 변기에 앉지 않으려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또 만 2~3세 아이는 무슨 일이든 자기 방식대로 하고 싶어 해 대변가리기를 요구하면 이를 일방적인 것으로 여기고 변기에서 일어날 때까지만이라도 똥을 몸속에 담아두고 싶어 한다. 그래서 변기에서 일어나 옷을 입히면 싸버리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고집이 몇 주간 계속되면 변비가 생긴다. 심리적인 변비가 심해지면 만성 변비가 되고 그로 인해 옷에 똥을 지리는 유분증이 발병하게 된다.
유분증의 일차적인 원인은 변비다. 변비로 인해 대변이 쌓이고 굳으면 직장은 항상 이완된 상태가 된다. 직장에 대변이 쌓이면 변의를 느끼는 것이 정상이지만 직장이 이완되어 있으면 그 감각이 둔해진다. 직장이 늘어나면 덩달아 항문 근육도 늘어나고 그 결과 항문이 의지와 상관없이 열리며 그 사이로 대변의 일부가 흘러나오게 된다. 유분증은 학령기 아이의 1%에서 발생하며 사회적, 경제적으로 낮은 계층의 아이들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이하게도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일반적으로 남아의 발달이 여아에 비해 늦기 때문이다. 또 반항심이 많거나 부모와 심리적 갈등이 있을 때도 발병할 수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가리지 못한 경우를 1차성 유분증, 최소 1년 이상 대변을 가리다가 못 가리게 된 경우를 2차성 유분증이라 한다. 전체 유분증 중 약 50%는 1차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2차성은 대개 8세경 부터 관찰된다. 유분증 아이의 25% 정도는 유뇨증이 동반되는데, 밤에 주로 일어나는 유뇨증과 달리 유분증은 대개 낮 동안에 나타난다 .
우선 변기에 앉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를 억지로 앉혀서는 안 된다. 또 아이에게 똥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냄새가 난다고 코를 막거나 옷에 쌌다고 심하게 야단치면 대변에 대한 혐오감이 생겨 누려 하지 않을 수 있고, 반항심이 생길 때 옷에 쌀 수도 있다.
평소 화장실에서 대변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같은 성별의 언니나 형, 부모가 시범을 보여주면 효과적이다. 인형으로 대변보는 놀이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아이가 모처럼 변기에 앉아 똥을 누면 칭찬하는 것을 잊지 말자.
옷에 똥을 지리는 것에 무심해서도 안 되지만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이 시기의 아이는 반항도 하지만, 부모의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하기도 하므로 바지에 똥을 싸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대변을 변기에 버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변기 혹은 화장실에 공포심을 갖는다면, 똥을 눌 때 옆에 있어주고 아이가 화장실에서 나간 다음 물을 내리는 것이 좋다.
김영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4~7세 두뇌 습관의 힘>, <적기 두뇌> 등의 저서를 통해 영유아발달과 건강관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진행 곽은지(프리랜서) 글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김영훈(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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