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잔소리 많은 ‘애줌마’, 그냥 둬도 될까요?

친구에게 자꾸 잔소리를 하는 것도 모자라 놀이터며 마트며 자기와 관련 없는 일에까지 참견하는 아이, 내버려둬도 되는 걸까? 친구와의 관계에서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꼬마 ‘참견러’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

 

꼬마 참견러의 오지랖, 어디까지 OK?

이것저것 간섭하고 싶은 호기심은 본능이라지만 유독 참견이 지나쳐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아이들이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간섭하고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선 마치 교사라도 된 듯 친구들에게 훈계를 한다. 이런 기질의 아이는 친구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사회성 좋은 아이로 자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칫 관심과 표현의 수준이 평균을 벗어나 친구에게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도 하고, 행동이 먼저 앞서 친구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소위 나대는 아이, 프로 참견러, 오지라퍼로 낙인찍혀 어울리지 않으려 할지도 모른다. 또 친구를 포함해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도덕성 발달과 참견의 상관관계

 꼬마 참견러의 지나친 간섭을 막으려면 우선 참견하고 잔소리하는 아이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이의 발달단계에서 유독 간섭이 심해지는 때가 있는데, 인지발달론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피아제가 말한 ‘타율적 도덕성 단계’가 바로 이 시기에 해당한다.
피아제의 도덕성 발달 이론에 따르면 ‘전도덕적 단계’인 5세 이전에는 사회적 규칙이나 규율을 잘 이해하지 못하다가 ‘타율적 도덕성 단계’ 인 5~10세에 이르면 규칙에 관심을 가지고 인지하기 시작한다. 또한 미숙하게나마 도덕성이 생겼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적용할 만큼의 융통성은 없어 부모를 비롯해 선생님, 경찰 같은 ‘절대적 권위자’가 규칙을 만들면 어떤 상황에서도 이를 바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선생님이 안 된다고 그랬어” “우리 엄마가 아니래”와 같은 말이 통용된다. 또한 의도보다는 결과에 근거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므로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쁜 아이’라는 식의 사고를 하게 된다. 따라서 보통 5~6세가 되면 친구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기 시작하고, 특히 7세에는 옳고 그름에 대한 구분이 분명해져 상황에 관계없이 주변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게 된다. 

참견러가 되기 쉬운 기질과 환경

그렇다고 ‘타율적 도덕성 단계’에 있는 모든 아이가 참견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독 간섭이 심한 아이가 있는데, 평소 불안감이 높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거나 자신만의 틀이 강한 경우 친구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눈에 거슬려 지적할 수 있다. 기질적으로 조절이나 억제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타인의 일에 참견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질과 관계없이 아이가 자라온 환경적 요인 때문에 참견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부모의 간섭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가 다른 사람 일에 간섭하는 경향을 갖는다. 행동 하나하나를 바로 잡아주고 일일이 지시하며 평가하는 말을 하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배우게 된다 .

자아감 높이는 부모의 양육 태도

 유독 간섭하고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자아감이 잘 형성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자아감, 자기감(sense of self)은 부모가 아이의 감정이나 생각, 욕구 등을 충분히 수용해줄 때 발달하며, 아이는 이를 통해 가족 안에서 존재감과 안정감을 갖는다. 하지만 자아감이 낮은 아이는 다른 사람 일에 간섭해 자기 존재감을 드려내려고 할 뿐, 정작 실행력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참견러 성향을 보인다면 부모는 자신의 양육 태도를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이 가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지나친 관심은 간섭이 되어 매 순간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 틀린지 고민하며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간섭과 참견 대신 아이의 말을 충분히 공감하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대화 시간을 자주 갖고 아이의 감정과 원하는 것을 수용하면 아이는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또한 부모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때 아이 역시 타인이 아닌 자기에게로 비로소 관심이 집중된다. 

억지로 말리는 대신 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참견러 아이와 대화할 때는 요령이 필요하다. 아이가 친구 일에 간섭할 때 “넌 신경 쓰지마” “그냥 내버려둬” 같은 말로 일관하기보다는 아이가 직접 상황을 판단하면서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우선 아이에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무엇 때문에 친구에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보고 “우리 ◯◯이는 그 친구가 걱정이 됐구나” 하며 공감해준다. 아직 판단 능력이 미숙한 시기이므로 “엄마 생각에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와 같이 여러 상황을 이야기해보며 그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사람의 행동에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여러 대안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아이가 스스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행동하도록 지지해줘야 한다. 물론 매번 이렇게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고 듣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도우면 성장과정에서 부딪히는 여러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판단력을 기르는 기회가 될 것이다. 

Adviser
민서정 숙명여대 아동심리치료 박사로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숭실대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심리학과 겸임교수, 일신매화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프로젝트 [호제] 2019년 앙쥬 10월호
에디터 류신애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이경환 헤어 김희령 도움말 민서정(마인드포유 심리발달연구소 소장) 의상 협찬 아르미네(smartstore.naver.com/arumi2018) 모델 최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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