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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 Dad 아이 재우고 술 마시는 날이 늘었어요

아이가 잠든 후 찾아오는 ‘혼술 타임’은 부모의 하루를 위로해주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점차 그 횟수가 잦아지고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들기 어렵다면 알코올 의존증은 아닌지 의심해보자.

‘딱 한 잔만 더’가 알코올 의존증을 부른다

많이 마시고 섞어 마시는 게 보편화된 한국의 음주 문화. 2016년 발표한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139만 명으로 추정되며 성인 가운데 10명 중 1명은 한 번 이상 알코올 의존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알코올 의존증은 사회적 요인, 유전, 환경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많은 양의 술을 자주 마신 경우, 부모가 알코올 의존증을 앓은 경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뇌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두 신경전달물질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로 인해 술을 자주 마시면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알코올 조절 능력을 상실하고 중독이 되기 쉽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금단현상이 나타나 식은땀이 나고 손이나 눈꺼풀이 떨리기도 한다. 심리적으로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끼고 우울감 등 부정적인 감정에 빠질 확률이 높다. 평소 술을 잘 못 마시던 사람도 계속 마시면 주량이 늘게 되는데 이는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적은 양이라도 습관적으로 자주 마실 경우, 과음 후 필름이 자주 끊길 때, 과음 후 다음 날 해장술을 마신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적절한 음주량은 얼마일까?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젊은 남성은 하루 4잔 일주일 13잔, 여성이나 노인은 하루 3잔 일주일 6잔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매일 적정량을 마신다고 해도 술에 과하게 의지하거나 신체적 질환을 앓고 있을 때, 적은 양으로도 취할 때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이 불러오는 합병증

1 우울증, 불안장애가 나타난다
술을 마시면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는데 음주 기간이 길수록 분비량이 감소된다. 그만큼 더 많은 양의 술을 자주 찾게 되는 것.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우울감을 느끼기 쉽고 술 이외의 다른 것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2 알코올성 치매의 위험이 높아진다
음주 후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알코올은 혈액의 흐름을 빠르게 만들고 뇌혈관을 팽창시키며 뇌압을 상승시킨다. 이로 인해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고 두통이 생긴다. 또한 알코올은 뇌세포를 파괴하는데 과도한 음주는 뇌에서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자기중심적이 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산만해지기 쉽다. 기억력이 감퇴되며 감정 기복도 심해지는데, 이런 증상들이 심해지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3 질병을 유발한다
몸에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생성된 분해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화학물질로 바뀐다. 술을 마시면 알 딸딸하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바로 이 물질 때문이다. 알코올보다 최대 30배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체내에 쌓이면 숙취, 근육통,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심장의 수축 능력을 떨어뜨려 부정맥의 원인이 된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음주로 손상된 간세포는 재생되지 않으며 간염, 간경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생활 속 건강한 음주 습관

1 취하도록 마시지 않기
과음은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해로우며 실수를 일으킨다. 술 마신 다음 날 숙취로 인해 제대로 된 생활을 하는 것도 힘들다. 본인의 주량에 따라 취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량을 마시며 절제하는 습관을 들인다.

2 식사는 든든하게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3~4배 빨라진다. 그만큼 쉽게 취하고 간과 위장에도 좋지 않다. 술자리가 있다면 미리 식사를 든든히 하고 여의치 않다면 우유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술을 마실 때는 기름진 음식보다 두부, 생선, 채소, 과일 등을 곁들이는 게 좋다.

3 중간중간 물 마시기
술을 마실 때는 물을 자주자주 마실 것. 물이 체내의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흡수율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한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소변을 통해 알코올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술 마신 다음 날에도 수분 섭취는 중요하다. 알코올은 뇌하수체의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배뇨 횟수를 늘리며 대장의 수분 흡수를 막아 탈수를 일으킨다.

4 가족, 친구와 함께 짠!
가끔 마시는 혼술은 생활에 활력이 되지만 매일 혼자 마시면 양을 조절하지 못하고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어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을 마시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알코올에 의존하기 쉽다. 가족, 친구와 함께 술 한잔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면 스트레스 해소와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TIP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돕는 시설
보건복지부에서는 2014년부터 알코올상담센터를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로 명칭을 변경해 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 등 다양한 중독 문제를 예방하고 조기 발견, 상담, 치료,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전국에 50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에는 권역별로 강북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구로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노원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도봉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에서는 알코올 의존자의 사회복귀시설인 ‘까리따스’, 입소시설인 ‘내동화세상, 카프남성거주시설, 카프여성거주시설’, 주거시설인 ‘행복을 만드는 집, 카프중간집’ 등을 운영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www.mohw.go.kr)를 참고한다.

Adviser
신철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안산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센터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기분장애, 치매, 우울증 등을 진료하며 환자들이 심리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18년 앙쥬 9월호
에디터 전미희(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신철민(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