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앙쥬가 만난 사람육아가 답답할 때,
이보연 소장이 전하는 육아 비법

아이가 한 살이면 나도 부모 나이 한 살, 두 살이면 부모도 두 살… 육아를 하게 되면 이전과는 달라진 일상에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자라는 만큼 엄마도 아빠도 한 뼘씩 성장한다. 육아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라는 순간의 모음들이다.

좋은 부모가 되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늘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해달라는 거 다 해줘도 떼쓰고,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릴 때면 아무리 내 아이라도 울화가 치민다.
각종 육아서를 들여다보고 훈육의 기술을 연습해보지만 실전에서는 번번이 실패하고 마는 이유는 왜일까. 아동가족상담 전문가이자 네이버 오디오 클립 <이보연의 깨알육아>를 운영하고 있는 이보연 소장은 부모의 민감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모민감성은 아이의 행동에 숨은 의도를 알아차려 적절하게 반응하는 능력입니다.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반응적 경청을 하거나 맞춤형 육아를 해도 어긋나게 되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거나 짜증을 유발할 수밖에 없어요. 부모는 육아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고 결국 자녀와의 관계도 틀어지고 맙니다.”

‘민감한 부모’가 행복하다

부모민감성은 육아의 고충을 덜어주는 귀한 능력인 동시에 소중한 유산이기도 하다. 민감한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부모로부터 공감받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타인의 감정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고, 이러한 능력은 타인에 대한 공감, 사회성, 학업 능력 발달로 이어진다.
“부모민감성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애착과도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평소 아이의 요구에 신속히 대처한 부모는 아이 입장에서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부모예요. 고로 아이는 부모를 ‘내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안정감, 편안함, 신뢰감을 갖지요. 반대로 자녀의 울음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부모는 불안전한 애착을 형성해 결국 아이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돼요.”
유아기에 형성된 애착은 아이의 건강과 인간 관계, 인지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자랄 수 있게 하고, 친구를 사귀거나 가정을 이룬 후에도 배우자와 원만한 관계를 맺는 원동력이 된다.
“부모민감성은 아이의 성공적인 독립을 도와주는 밑바탕이 됩니다. 아이가 잘 자라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부모의 삶도 행복해진답니다. 즉, 민감성을 높이는 일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상에서 배워보는 민감성 훈련

물론 그 민감성을 하루아침에 키우기란 쉽지 않다. 자칫 이를 예민하거나 과민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올바른 부모민감성은 아이의 요구를 들어줄 때와 무시할 때를 적절히 구분하는 감각으로, 매일 조금씩 연습하며 체득해야 한다.
“요리할 때와 비슷해요.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이 레시피만 보고 처음부터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는 힘들죠. 하지만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나중엔 레시피를 안 보고도 완벽한 한 상을 차려낼 수 있잖아요. 이것처럼 민감성은 일상에서 꾸준히 연습하며 몸에 자연스럽게 익혀야 해요.”
민감성 훈련의 첫 단계는 감정을 평온하게 유지하는 데서 시작한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고 불안감이 있는 사람은 공감할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주 화내지는 않는지, 스트레스 받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살핀다. 그다음 그 원인을 없애되 만약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본다.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면 이미 절반은 해낸 것이다. 그런 다음 아이의 얼굴을 자주 바라보고 관찰한다.
“아이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려면 얼굴을 마주 보며 세심히 관찰해야 돼요. 그러고 나서 전후 사정을 고려해보는 거예요. 아이가 잘 놀다 인상을 쓴다면 왜 그러는지 상황을 짚어보는 거죠. 배가 고픈 건지, 놀이가 재미없어진 건지 맥락을 살피면 알 수 있어요.” 평소 둔감한 성향이라면 이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아이에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부모님들이 짐작으로만 아이의 상태와 감정을 판단하는 실수를 저질러요. 만약 아이가 인상을 쓰는 게 배가 고파서 그런 것 같다면 ‘배가 고파서 기분이 안 좋은 거야?’라고 물어보세요.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줄 거예요.”
아이를 관찰할 때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켜보는 것뿐 아니라 지켜본 상황을 말해보는 방식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빨간색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있다면 “빨간 자동차를 집었네” “세게 밀었네”라고 하는 것. 아이와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단서가 되며 부모 자신의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 부모가 노력하는 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아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부모로서의 시간이 개인에게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순간, 어른으로 한 뼘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도 이보연 소장은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더 많은 부모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부모로서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 이보연의 깨알육아를 찾아보자. 따뜻한 음성과 친절한 조언이 육아라는 터널을 환히 비춰줄 것이다.

네이버 부모i X 오디오클립LIVE 클래스
민감성 훈련법

1. 아이 행동에 반응하기 아이가 놀거나 무언가를 할 때 아이를 바라보며 적절한 리액션으로 자극을 준다.

2. 마음 읽기 아이 마음을 언어로 표현해보자.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3. 접촉하기 눈맞춤, 스킨십 등의 접촉을 자주 할 것. 놀이나 대화처럼 신나고 즐거운 상호작용도 접촉의 일부다.

 

Profile
이보연

‘이보연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으로 방송, 강단 등을 넘나들며 부모교육, 자녀교육, 아동심리에 관해 다양한 강의를 펼치고 있다. <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사랑이 서툰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 등 여러 저서를 통해 부모와 아이 사이의 문제에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11월호
에디터 전미희(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헤어&메이크업 천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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